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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백제불교 초전 성지 영광 불갑사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불갑산에 자리한 불갑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8교구 본사 백양사의 말사이다.

 

인도의 고승 마라난타가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 침류왕 원년(384)에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 자락에 절을 짓고,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한 절로서 백제불교 초전 성지이기에 절 이름을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佛甲寺)라 하였다고 한다.

 

한편, 나주 불회사도 인도의 고승 마라난타가 동진 태화 원년(366)에 창건한 불교 초전 성지라고 한다.

 

고려 말 각진국사(1270~1335)가 주석할 때 천여 명의 수행승이 모여드는 바람에 가람을 크게 중창하여 대도량을 이루자 불갑사를 불지종가로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정유재란 때 전소되는 수난을 겪은 뒤,  인조 때 법릉이 중창하고 숙종 때 해릉이 중창하는 등 지속적인 중창이 이루어졌으나 작은 규모의 절을 유지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옛 건물로 대웅전, 팔상전, 칠성각, 명부전, 일광당, 만세루, 천왕문 등이 남아있고, 유물로는 보물 24점, 유형문화유산 8점, 문화유산자료 2점 등이 있다.

 

일주문

 

사찰의 첫 번째 산문인 일주문은 공포를 높게 하고 주간포 간격을 넓게 하여 맞배지붕을 하였음에도 화려하고 웅장하다.

 

정면에 불갑사(佛寺) 현판을 걸었고,

 

 

후면에 영광문( 靈光門) 현판을 걸었다.

 

일주문 기둥은 일주문 규모에 맞춰 아름드리 나무의 원래 모습을 최대한 살린 형태로 세웠다. 

 

배치도

 

금강문에서 천왕문, 만세루에 이어 대웅전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고,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설선당과 일광당을 배치하고 전면에 만세루를 둔 ㅁ자형 산지 중정형 가람배치를 하였으며,

 

​중심 법당인 대웅전 좌우에 부속 법당인 문수전과 명부전 및 무량수전을, 뒤에는 팔상전을 비롯해 칠성각과 조사전, 관음전이 배치되었고,

 

좌우 끝에 청풍각과 선원이 자리하고 있다.

금강문

 

사찰의 첫 번째 산문인 일주문과 두 번째 산문인 천왕문 사이에 금강문을 세워 사찰의 대문 역활을 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짓고, 불갑사 현판을 걸었으며,

 

내부에 금강문(金門) 현판을 걸고,

 

오른쪽에 금강역사와 함께 푸른 사자를 올라 탄 문수동자를 배치하고,

 

맞은편에는 금강역사와 함께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보현동자를 배치하였다.

 

 

금강문을 나서면 좌우에 성보박물관인 수다라 성보관과 산사 카페로 운영하는 명경당이 자리하고 정면에 천왕문이 세워져 있다.

 

천왕문

 

사찰의 두 번째 산문인 천왕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었는데,

 

여러 차례의 보수에도 불구하고 조선 영조 원년(1725) 이전에 건립된 모습을 유지하며  17세기 이후 서남해안지역 사찰 건물의 건축적 특성을 간직하고 있어 2024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천왕문 안에는 높이 4m가 넘는 사천왕상이 안치되어 있는데, 조선 고종 7년(1876) 설두 대사가 폐사한 흥덕 연기사에서 옮겨온 것으로, 17세기 후반의 조각 경향이 반영된 사천왕상과 함께 복장 전적을 2023년 보물로 지정하였다.

 

오른쪽에는 비파를 연주하는 동방 지국천왕과 검을 든 남방 증장천왕이 배치되었고,

 

맞은편에는 용을 붙잡고 여의주를 쥔 서방 광목천왕과 삼지창을 쥐고 탑을 받쳐 든 북방 다문천왕이 배치되었으며,

 

사천왕은 삿된 무리인 악귀를 발로 밟아가며 사찰 수호의 임무를 다하고

 

사천왕이 거느리는 권속 또한 사천왕의 다리를 받쳐 들며 보좌하고 있다.

 

천왕문의 뒷면에는 격이 높은 천왕전(天王殿) 현판이 걸려있다.

 

천왕문 좌우에 기다란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보장각

 

천왕문 좌측에는 맞배지붕의 두 건물을 ㄱ자 형태로 붙이고, 꺽인 부분에 팔작지붕을 얹은 독특한 모습을 하였으며,

 

보장각 현판을 걸고 종무소와 불교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종각

 

천왕문 우측에도 강당으로 사용하는 기다란 맞배집을 짓고, 건물 끝은 누각과 연결하였는데,

 

밖에서 보면 2층 누각 형태의 종루가 확실하고,

 

안에는 누각 앞에 맞배집 익랑을 늘려 세웠으며,

 

누각에 범종루(梵鐘樓) 현판을 걸고 범종과 법고를 비치하였다.

 

만세루

 

천왕문을 나서면 앞에 사찰의 세 번째 산문인 누각이 자리하고 있는데,

 

낮은 중층 형태의 건물로 지었기 때문에 누각 아래로 통과하지 못하고 건물 좌우로 돌아 대웅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천왕문에서 보면 불광보조(佛光普照) 현판이 걸려있고,

 

대웅전에서 보면 만세루(萬歲樓) 현판이 걸려있다.

 

정면 5칸, 측면 4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 만세루는 법회나 행사 등을 위한 강당으로, 1988년 전남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

 

만세루 앞에 세워져 있는 괘불지주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똑바르게 세워져 있지 않고 비스듬하게 틀어 세워져 있고,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귀면을 문짝 아래 궁창에 그려 넣지 않고 창방 위에 화반으로 조각하여 삽입하였다.

 

대웅전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에 겹처마 팔작지붕의 다포식 건물이며, 지붕 위에는 귀면을 놓고 그 위에 작은 석탑을 올린 용마루 장식이 설치되어 있다.

 

대웅전을 언제 지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붕에서 건륭 29년이라고 쓴 기와가 발견되어 조선 영조 40년(1764)에 중수한 것이 확인됨으로써 18세기 이전에 세운 것으로 추정하며, 1985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웅전 정면 기둥 위에 용두가 삽입되어 있는데, 좌측은 입을 굳게 다물었고, 우측은 벌린 모습을 하고 있다.

 

내부

 

2단으로 설치된 우물천장은 연꽃 문양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천장 아래 보 위에는 용의 몸통을 조각한 충량이 길게 올려져 있는데,

 

충량 끝에는 용머리가 아니라 귀면이 조각되어 있다. 

 

그리고 전각 네 귀퉁이에 삽입된 용은 두 팔을 벌리고 있는데,

 

사실은 공포의 살미 사이에 머리를 내민 것으로, 살미가 두 팔처럼 보여 귀여운 개구장이 모습의 용으로 보인다.

 

불단

 

대웅전이 서향을 하였기 때문에 불단은 방향을 틀어 남향으로 조성하고 삼세불과 후불탱화를 봉안하였다.

 

닫집

 

불단 위에 보궁형 닫집을 설치하였고,

 

닫집 양옆 기둥 위에는 쥐를 뒤쫓는 용이 조각되어 있으며,

 

닫집 안에는 구름 속에서 세 마리 용이 머리를 내밀고, 주위에 극락조가 날고 있는 모습을 재현하였다.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한 석가모니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하품중생의 수인을 한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배치한 삼세불은 1635년 무염을 비롯한 10인의 화승이 조성한 것으로, 200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뒤에 걸려있는 후불탱화는 석가모니불, 약사불, 아미타불을 한 폭에 그린 삼세불회도로, 2011년 전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백의관음도

 

불단 뒤 벽에 백의관음도가 그려져 있는데,

 

흰옷을 입은 관음보살이 오른손과 왼손을 교차하여 버들가지와 정병을 쥐고서 연꽃잎 위에 서 있는 모습을 하였다.

 

신중탱화

 

상단에 범천과 제석천을 두고 주위에 천인과 권속을 배치하였고, 아래 중앙에 동진보살을 그리고 주위에 신장을 묘사하였다.

동종

 

동종(좌)은 주종기에 사자산 불임사 동종으로 강희 41년(1702)에 조성되었다는 기록에 따라 조선 숙종 28년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2011년 전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성보박물관에 옮겨 보관하고,

 

새로 제작한 동종(우)를 비치하였는데, 표면에 불갑사 대웅전 범종이라고 새겨져 있다.

 

설선당

 

대웅전 우측에 자리한 설선당은 승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당 스님이 최근에 세운 요사채인데,

 

설선당과 학명루 그리고 요사 1동을 ㄷ자 형으로 붙여 일체형 요사를 형성하고

 

요사와 함께 템플스테이로 운영하고 있다.

 

일광당

 

대웅전 좌측에 자리한 일광당은 스님들의 생활 공간으로 사용했던 요사채이며,

 

건물 전면에는 일광당(一光堂) 현판이, 후면에는 일광화만수당(化滿壽堂) 현판이 걸려있다.

 

조선 영조 41년(1765)에 중건하였고, 1840년과 1941년 보수하였으나, 현재 보존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대신에

 

건물 뒤에 ㄱ자 형태의 맞배집을 지어 백운당 현판을 걸고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다.

 

문수전

 

대웅전 좌측에 직교로 세운 문수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풍판을 설치하였으며,

 

문수전(文殊殿) 현판을 달았고,

 

전각 안에는 수산 지종(1922~2012) 대종사의 영정과 사리 2과의 사진이 있다.

한국 현대 불교의 대선사 서옹 스님의 뒤를 이어 지난 2004년부터 백양사 고불총림 제3대 방장으로서 불갑사에 주석하며 후학들을 제접해 왔다.

九十年生是空花(구십년생시공화) / 구십년 삶이 허공 꽃과 같은지라

今日離幻歸本家(금일이환귀본가) / 오늘 환을 여의고 본가로 돌아가노라

落花翩翩鵲鳴中(낙화편편작명중) / 꽃잎 떨어져 흩날리며 까치 소리하는 가운데

呵呵一翻空劫外(가가일번공겁외) / 하하 웃고 한번 뒤집으니 공겁 밖이로다.

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불갑사 염화실에서 입적하였으며, 탑과 비는 장성 백양사에 세워져 있다.

 

명부전

 

대웅전 우측에 직교로 세운 명부전은 문수전과 동일한 형태인 정면 3칸, 측면 2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명부전(冥府殿) 현판을 걸고, 전각 안에 지장삼존상과 시왕을 안치하였다.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은 무염을 비롯한 조각승들이 조선 효종 5년(1654)에 모두 27구의 존상으로 제작하였는데, 지금까지 제작 당시의 권속이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어 조선 후기 명부 조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인정되어 202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지장 삼존상

 

지장보살이 결가부좌로 앉아 하품중생의 수인을 하였고, 좌우에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협시하며,

 

삼존상 좌측에 시왕 5인과 판관, 녹사, 사자, 인왕이 배치되었고,

 

우측에도 시왕 5인과 판관, 녹사, 사자, 인왕이 배치되었다.

 

지장시왕도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하여 도명존자, 무독귀왕, 시왕, 범천, 제석천, 사자, 판관, 사천왕 등을 배열하였으며, 조선 정조 원년(1777) 팔상전의 영산회상도와 함께 제작된 것으로 2011년 전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뒤 성보박물관으로 옮겼다.

 

팔상전

 

팔상전은 정면 3칸, 측면 1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풍판을 설치하였으며

 

전각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제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이 협시하는 삼존불과 16나한상을 봉안하였다.

 

삼존불과 나한상(좌)은 색난의 제자였던 초변이 조선 숙종 32년(1706)에 조각한 것으로, 2020년 전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영산회상도(우)는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행한 설법광경을 도설한 것으로, 조선 정조 원년(1777) 비현 등 15인의 불화승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2011년 전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칠성각

 

칠성각은 1923년 중건한 것을 정면 3칸, 측면 1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해체 보수 중이다.

 

조사전

 

조사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었다.

 

관음전

 

관음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에 주심포 이익공 형식의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지었다.

 

각진국사비

 

향로전 입구에 각진국사비가 세워져 있다.

 

이수는 없고 귀부와 비신만 남아있는데 마모가 심하고, 글자도 우측 상단의 각진국사 외에 판독이 불가능하다.

 

각진국사 복구(1270~1355)는 수선사 12세 자각국사 도영을 좇아 공부하여 수선사 13세가 되어 조계종의 계승가로서 왕사가 되었고, 일인정령뇌음변해홍진광제도대선사각엄존자(一印正令雷音辯海弘眞廣濟都大禪師覺儼尊者)라는 호를 받았다.

 

백암사(현 백양사)에서 입적한 뒤 국사로 추증되었고, 시호는 각진, 탑호는 자운이며,

공민왕 8년(1359) 왕명으로 이달충이 비명을 짓고 이제현이 글씨를 써서 불갑사에 비를 세웠다.

 

영월루

 

문수전 뒤에 자리한 팔각 2층 누각은 만당 스님이 기존의 선다루를 헐고 영월루를 새로 지었는데,

 

문은 폐쇄되었고, 1층에는 잡다한 물건으로 가득하다.

 

무량수전

 

명부전 뒤에 자리한 무량수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에 풍판이 달린 주심포 이익공 형식의 겹처마 맞배지붕 전각이며,

 

아미타 삼존불과 아미타 후불목각탱을 봉안하고 벽에 단을 조성하여 영가를 안치하였다.

 

불사리탑

 

무량수전 좌측에 불사리탑이라고 하는 오층 석탑이 조성되었고, 탑 뒤에 불사리탑비가 세워져 있다.

 

승탑군

 

일주문과 금강문 사이에 승탑군이 조성되어 있고, 비 뒤에 세워져 있는 승탑이 각진국사 자운탑이다.

 

정면 중앙에 탑호인 자운지탑(慈雲之塔)이, 그 옆에는 시호인 각진국사(覺眞國師)가 새겨져 있다.

 

 

영광 불갑사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