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에 있는 봉정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이다.
신라 문무왕 2년(682)에 의상 혹은 그의 제자인 능인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6.25 전쟁 때 절에 전해오던 기록물이 모두 불타버려 증명할 방법이 없다.
한편, 1972년 극락전을 해체 보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문에 고려 공민왕 12년(1363)에 지붕을 중수했던 사실을 기록한 묵서가 발견되면서 극락전은 적어도 고려 중기인 12∼13세기에 세워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임이 밝혀졌고,
이에 따라 종전까지 부석사 무량수전이 가지고 있던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이라는 명성은 봉정사 극락전으로 옮겨졌다.
또한 2000년에 대웅전 지붕 보수공사 때 발견된 묵서명에서 조선시대 초에 팔만대장경을 보유하였고, 500여 결의 논밭을 지녔으며, 당우도 전체 75칸이나 되었던 대찰이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기록물들은 극락전을 비롯해 대웅전, 고금당, 화엄강당 등이 지닌 건축적 가치를 확인시켰으며, 나아가
2018년에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성과를 얻었다.
일주문

길에서 우측으로 살짝 비켜서 일주문을 세우고 천등산 봉정사(天燈山 鳳停寺) 현판을 걸었다.
의상의 제자 능인이 종이로 봉(鳳)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봉이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정사라 했다는 말이 있고,
능인이 화엄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산에 오르니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히고, 청마(靑馬)가 지금의 대웅전 자리로 길을 인도하였기 때문에 산 이름을 천등산이라 하고, 청마가 앉은 것을 기념해 절 이름을 봉정사라 하였다는 말도 있다.
만세루

담장 사이에 대문의 기능을 가진 누각을 세웠다.
조선 숙종 6년(1680)에 건립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보수된 만세루가 17세기 후반의 건실하면서도 당당한 건축수법의 특징이 잘 나타내고 있어 2001년 경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석축에 의지하여 앞에 기둥 6개를 세우고 위에 마루를 깐 2층 누각으로, 밖에서는 2층이지만 안에서는 단층이며,
아래층은 석축의 가운데를 뚫어 통로로 하고, 2층에는 정면 5칸, 측면 3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의 건물을 세운 뒤,

누각 천장의 서까래 밑에 천등산 봉정사 현판과 나무아미타불 현판을 걸었다.
누각의 원래 이름은 덕휘루(德輝樓)였으나 지금은 만세루(萬歲樓)로 불리고 있다.

문짝이 달린 통로의 문지방을 보니 얼핏 서산 개심사 종무소가 떠오른다.
대웅전

석축 위에 중심 법당인 대웅전을 두고 좌우에 무량해회와 화엄강당을 배치하고 전면에 누각을 세운 산지 중정형 ㅁ 자형 가람배치를 하였다.

대웅전은 정확한 건립 연대가 확인되지 않으나, 후불벽에 숨겨진 벽화가 15세기 초의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늦어도 그 이전에 창건된 것이 확실하며, 따라서 가장 오래된 다포계 건물로써 2009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정면 3칸, 측면 3칸에 겹처마 팔작지붕의 대웅전은 창방과 평방을 갖추고 주간포를 두 개씩 삽입한 다포집이며, 꾸밈없고 간결한 형태의 공포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특히 정면 창호 앞에 내부의 마루 면과 같은 높이의 쪽마루를 설치하고,

측면 앞뒤로 출입문을 내어 특이함을 보이고 있다.

팔작지붕에 걸맞게 우물천장을 가설하였는데 2층 형태를 하였고,
불단 위에는 포작을 결구하여 천장 안으로 밀어 넣은 보개형 닫집을 설치하였다.

석가모니불이 결가부좌로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선정인을 하고 오른손으로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하였고,
좌측의 관음보살은 화려한 보관을 쓰고 결가부좌로 앉아 오른손으로 정병을 받쳐 들고 왼손은 들어 하품중생의 수인을 하였으며,
우측의 두건을 쓰고 머리띠를 두른 지장보살은 왼손으로 보주를 받쳐 들고 오른손으로 육환장을 쥐고 있다.
뒤에 걸려있는 후불탱화는 1713년 도익 등이 조성한 아미타 설법도로,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10대 제자, 10대 보살, 범천과 제석천, 벽지불 2구, 사천왕, 팔금강 4구 등을 배치하였는데,
이 그림이 조선 후기 아미타 설법도상의 규범이 되며, 17세기와 다른 18세기 초반의 화풍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어
불교회화사의 중요한 자료로 판단되어 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영산회상벽화

이 벽화는 설법인의 수인을 한 본존불을 중심으로 여러 권속들이 에워싸고 있는 도상으로, 석가모니불이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하실 때의 장면을 도해한 영산회상도이다.
1997년 대웅전을 해체 보수할 때 후불탱화 뒷벽에서 발견되었으며, 당시 함께 발견된 대웅전 중창기(1435년)와 기둥 묵서명(1436년) 등을 통해 이 벽화가 1435년 전후에 제작된 것이 확인됨으로써 강진 무위사 아미타 후불벽화(1476년)보다 앞서 제작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영산회상도가 되었으며, 2009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보존처리 한 후 현재 성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영산회 괘불도

이 괘불탱은 강희 49년(1710년)에 조성된 것으로, 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석가모니불이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할 때의 장면을 그린 영산회상도로,
커다랗게 표현된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10대 제자와 8대 보살이 둘러싼 구도를 취하고 화면을 꽉차게 묘사하였으며,
가로 576cm, 세로 731cm 크기의 괘불탱은 함에 넣어 대웅전에 보관하고 있다.
동종

조선 순조 13년(1813)에 제작되었으며, 크기는 높이 67cm이고 종입구 지름은 55cm이다.
용뉴는 용의 머리를 조각하고 높이 22cm의 음통을 갖추었는데 구멍은 막혀 있다.
상단에는 보살상을 2구 조각하여 대칭으로 배치하고 그 사이에 9개의 유두가 있는 유곽이 자리하였으며,
그 밑에 범자가 새겨진 동그란 원을 4개 배치하였고 그 나머지 여백에 종의 내력을 적은 글이 새겨져 있다.
이 종은 19세기에 만들었으나 신라와 고려의 양식을 보여 주고 있어 2001년 경북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
지장시왕탱화

영가단에 걸려있는 불화는 지장시왕탱화로,
지장보살을 가운데로 좌우에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협시하고 주위에 시왕, 판관, 녹사, 사자, 옥졸, 선악동자 외 여러 권속이 묘사되었다.
무량해회

대웅전 향 우측에 자리한 요사채는 스님들의 생활 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이며 무량해회 현판이 걸려있다.
화엄강당

대웅전 향 좌측에 배치된 화엄강당은 스님들이 교학을 공부하는 강학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종무소로 사용하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짓고 온돌방 구조를 갖추었으며,
17세기에 극락전과 대웅전을 중수하면서 함께 중수한 것으로 추정하는 화엄강당은 196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석조여래좌상

이 불상은 원래 안동 월곡면 미질동에서 발견되어 안정사에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안동댐 건설로 안정사가 수몰하게 되자 1973년 대웅전과 극락전 사이 공간으로 옮겼다.
불상은 결가부좌로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선정인의 모습을 하였고, 오른손으로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한 석가모니불이다.
통일신라 말기의 양식과 유사하여 9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며, 1973년 경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안정사에 보관할 당시 불상에 금분을 칠하여 원형이 손상되었는데, 금가루 덕분에 금동불상으로 오해받은 석조불상이다.
극락전

극락전은 원래 대장전이라고 불렀으나 뒤에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1972년 극락전 해체 보수공사 때에 천계 5년(1625년, 조선 인조 3년)에 작성된 상량문을 발견하였는데, 前中創 至正二十三年 癸卯 三月日이라는 구절이 있었다.
지정 23년은 고려 공민왕 12년(1363)으로, 이 기록을 통해 극락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 되었다.
우리 전통 목조건물은 신축한 뒤 지붕을 크게 수리하기까지 통상적으로 100~150년이 지나야 하므로 건립연대를 1,200년대 초로 추정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보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4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었으며, 통일신라시대 건축 양식이 남아 있는 전각으로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다포식 구조로 된 닫집을 떠받치는 네 기둥 사이에 방을 만들고 아미타불과 후불탱화를 봉안하였다.
아미타불은 좌우보처 없이 독존으로 대좌 위에 결가부좌로 앉아 하품중생의 수인을 하였고,
뒤에 걸려있는 후불탱화는 고종 37년(1900)에 제작된 것으로,
하품중생의 수인을 한 아미타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마하가섭존자와 아난존자,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배치된 아미타 후불탱화이다.
삼층 석탑


극락전 앞에 자리한 3.18m 높이의 삼층 석탑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1984년 경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과 머리 장식을 얹은 석탑은 지붕돌 낙수면의 길이가 짧아 전체적으로 약간 통통하고 둔한 느낌을 준다.
고금당

극락전 향 좌측에 자리한 고금당은 화엄강당과 같은 시기에 같은 목수에 의하여 건축되어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196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화엄강당과 달리 기둥과 기둥의 간격이 좁고 기둥의 키가 높은 구조를 하고 있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엇고, 1969년 해체 복원 공사 때 발견한 기록에서 광해군 8년(1616)에 고쳐 지은 것이 확인되었다.
돌무지

고금당 앞에 돌무지가 조성되었는데, 방문객들이 오가며 하나씩 던진 돌이 이렇게 쌓이고 있다.
목조관음보살좌상

여러 개의 나무들을 접합하여 제작되었으며 눈은 수정을 감입하였다.
사찰에 전하는 대웅전 관음개금현판과 1753년의 중수 원문을 통해 1199년에 처음 조성되었고, 1363~1364년과 1751~1753년에 중수되었음이 확인되었으며,
고려 후기에 새롭게 대두하는 신고전주의 양식 불상의 시원적 형태를 간직한 상으로, 불상 양식의 성립과 전개 과정을 살펴보는데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어 2009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범종각

경내 한 켠에 범종각이 새로 조성되어 있다.
안동 봉정사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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