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총림 순천 조계산 선암사 3부 원통전 영역에 이어 4부 응진당 영역을 시작합니다.
선암사를 대표하는 매화나무는 원통전 영역의 팔상전과 불조전 앞에 조성된 매화 단지를 비롯해 각황전 영역의 무우전 담장을 따라 수령이 350~650년에 이르는 수십여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이들을 모두 선암매라 한다.
특히 고목으로 자란 백매와 홍매 각 한 그루씩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천연기념물 순천 선암사 선암매

좌측의 원통전 영역과 우측의 응진당 영역 사이에서 지금도 푸른 잎을 드리우며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백매화는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꽃 피우는 일을 벌써 600번이나 쉼없이 반복하고 있으며, 이에 감동한 나머지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

담장으로 둘러 쌓인 응진당 영역은 응진당과 산신각을 두었지만 예불 공간보다는 수행 공간의 기능이 더 크다.
호서제일선원

응진당 영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출입을 담당하는 문이 세워져 있고,

호서제일선원(湖西第一禪院) 편액을 걸어 이곳이 스님들의 선(禪) 수행 공간인 선원임을 알리고 있다.
편액 좌측의 경신 눌암 창(剏) 낙관을 통해 경신년(1860)에 눌암 스님이 응진당 영역을 개창한 것을 알 수 있다.
선암사에는 원래 선방이 두 곳으로, 하나는 대웅전 영역에 있는 하선원 심검당이고 다른 하나는 응진당 영역의 상선원 칠전선원이다.
지금은 칠전선원 편액을 대신해서 호서제일선원 편액을 걸었으니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겠다.
대각국사 의천이 칠구선원(칠전선원 전신)을 세워 당시 선풍을 크게 떨쳤으며, 조선시대에는 침굉 현변 스님을 비롯해 호암 체정, 호암 약휴, 상월 새봉, 눌암 식활, 해봉 전령, 선곡 지우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선승이 배출되었다.

문 뒤에 세계일화 조종육엽(世界一花 祖宗六葉) 편액이 걸려있다.
이 편액 글씨는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쓴 것으로 원본은 하동 쌍계사 금당에 걸려있고, 여기에는 영인본을 걸었다.
세계일화 조종육엽이란 세계는 하나의 꽃이며 조사의 종풍은 여섯 잎이라는 의미로, 초조 달마에서 시작하여 육조 혜능까지 내려온 중국 선종의 전등(傳燈)을 표현한 말인데, 당나라 시인 왕유가 육조혜능선사비명에 쓴 글이다.

정면 3칸, 측면 1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짓고, 양옆 칸은 방으로 만들었으며,

가운데 통로에는 문짝을 달았다.
달마전

응진당 우측에 칠전선원인 달마전과 벽안당이 배치되어 있다.
칠전선원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지리산 칠불암선원, 금강산 마하연, 묘향산 보현사선원과 함께 전국 4대 선원으로 꼽히던 곳이다.
하선원인 심검당은 강원 학인 등이 안거 때 참선하는 곳이고, 상선원인 칠전선원은 4~5명의 스님들이 결제 해제 따로 없이 늘 정진하는 곳이다.

ㄱ자 형태의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은 칠전선원은 달마전과 벽안당으로 나뉘어져 있다.

선종의 초조 달마 대사의 이름을 따 달마전(達摩殿)이라고 한다.
흰 창호지를 사방 벽에 발라놓은 방마다 좌복 4개가 깔려 있고, 이곳에서 하안거와 동안거 기간을 통해 많은 수좌들이 수행 정진하고 있다.

벽안당(碧眼堂)은 선원장이 거처하는 곳이며, 달마전과 이어진 건물 뒤편에 아궁이 겸 부엌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응진당

석축을 쌓아 다른 전각에 비해 기단을 높이고 칠전선원의 중심 법당인 응진당을 세웠다.

정면 3칸, 측면 3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을 올린 이익공 양식의 주심포집으로 지었으며,
가운데 칸은 4분합 띠살문을 달았으나 양옆 칸은 2분합 띠살문과 함께 문짝 하나 크기의 판벽으로 처리하였다.

한편, 문짝 위 창방에는 일승원교(一乘圓敎), 대방광불(大方廣佛), 화엄경회(華嚴經會),

大乘宗敎(대승종교), 實相妙法(실상묘법), 연화?회(蓮華?會) 등 글자가 그려져 있다.

전각 안에 ㄷ자 형태의 불단을 설치하고, 중앙에 석가모니 삼존불과 후불탱화를 봉안하였으며, 좌우에 마하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비롯해 16나한과 권속등을 배치하였다.
석가모니 삼존불

석가모니불이 결가부좌하고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오른손으로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하였고,
좌우의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은 결가부좌하고 손의 위치만 달리하여 하품중생의 수인을 하였는데,
협시보살이 쓴 보관은 장식을 하여 화려하기는 하나 높이가 낮아 관 안으로 상투가 보인다.
뒤에 걸려있는 후불탱화는 삼여래탱화로, 선정인의 수인을 한 석가모니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하품중생의 수인을 한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을 두었고, 상단에 마하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협시로 하고 하단에는 4대 보살을 세웠다.
나한 및 권속

삼존불 좌측에 마하가섭존자를 비롯해 8나한과 범천 및 두루마리를 받쳐 든 녹사가 안치되어 있고, 뒤에는 두 폭의 나한도와 함께 범천과 녹사를 그린 범천도가 걸렸으며,

우측에는 아난존자를 비롯해 8나한과 원유관에 관복을 입은 관인상 그리고 두루마리를 받쳐 든 녹사가 안치되어 있고, 뒤에는 두 폭의 나한도와 함께 관인과 녹사를 그린 탱화가 걸려 있다.


불단 양끝에는 신중단과 독성단을 조성하고 각각 탱화를 걸었다.
신중탱화(좌)는 상, 하단으로 구성하고 14위만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탱화로 2001년에 제작되었으며, 상단에는 제석천을 중심으로 천인 4구와 보살 4구를 배치하고, 하단에는 위태천 동진보살을 가운데로 좌우에 명왕과 신장 등을 배치하였다.
염주를 쥐고 윤왕좌로 앉은 독성상(우)이 안치되었고, 뒤에는 어깨에 지팡이를 걸친 독성이 홀로 깊은 산중에 있는 모습을 그린 독성탱화가 걸려있다.
진영당

응진당 좌측에 선암사 창건주를 비롯해 역대 조사의 진영을 모신 진영당이 자리하고 있다.
진영당은 정면 3칸, 측면2칸에 홑처마 주심포집으로 지었으며, 우측은 팔작지붕 형태를 하였으나 좌측은 미타전과의 간섭으로 맞배지붕을 하였다.

원통전 영역에 있는 불조전은 부처의 계보를 표현하였고, 조사전은 초조 달마부터 태고 보우와 침굉당 선사로 이어지는 조사의 맥을 나열하였으며, 이곳 진영당은 절의 창건주, 중창주, 선암사 역대 고승들의 진영으로 채워 법통을 보여주고 있다.

선암사 조사 진영은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약 200년 동안 제작되었는데, 18세기에서 19세기 초반에 제작된 진영들은 경물 없이 존상만 표현함으로써 선사의 기백을 느끼게 하는 수작이고,
19세기 중반부터는 진영이 도식화되고 형식화되는 경향을 보이다가 조선 후기에는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금선묘진영(흑색 바탕에 금선으로 윤곽선을 그리고 얼굴, 목, 손만 채색한 형식)이 나타나며,
이후 사진을 보고 제작한 사진 형식의 진영으로 변하면서 매우 극사실적으로 표현하여 무척 돋보인다.


조사의 진영은 크게 4가지 형식으로 구분되는데, 1형은 바닥과 배경을 구분하지 않고 그린 고식(古式)의 제작 형식으로, 호암당 대선사 진영과 동악당 재인 대선사 진영이 대표적이고,
2형은 배경과 바닥의 구분을 시도한 과도기적 양식으로, 대각국사 의천 진영과 서악 대화상 진영이 대표적이다.


3형식은 바닥과 배경을 돗자리로 구분하여 진영을 그린 경우로, 해붕당 대화상 진영과 금암당 대선사 천여 진영이 대표적이고, 마지막으로 4형식은 조선 말에서 근대에 조성된 진영들로 정해진 형식이 없이 자유롭게 그려졌다.
미타전

응진당 좌측에 자리한 미타전은 진영당과 직교로 세워져 있으며,

칠전선원에서 수행 정진하는 스님들의 생활 공간으로 사용하는 승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산신각

응진당과 미타전 사이로 들어가면 응진당 뒤에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다.
산신각은 사방 한 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으로 지었으며, 원통전을 흉내 낸 듯 정면에 기둥 4개를 세우고 맞배지붕을 올린 차양각이 설치되어 있다.

파초선을 쥔 산신이 오른손으로 호랑이의 왼쪽 귀를 잡아 당기며 오른쪽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고, 폭포 위 산 정상에는 공양물을 받쳐 든 두 천녀가 산신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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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순천 선암사 4부 - 응진당 영역을 마치고 이어 5부에서는 각황전 영역을 소개합니다.
순천 선암사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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