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바닷가에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의 말사 해동용궁사가 자리하고 있다.
고려 우왕 2년(1376년) 나옹 화상이 창건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전화로 폐사되었고, 1930년대 통도사 운강 스님이 보문사로 중창한 후 여러 스님을 거친 뒤, 1974년 정암 화상이 주석하면서 관음도량으로 복원하고 산 이름을 보타산, 절 이름을 해동용궁사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사찰 입구에 해동용궁사와 조일방정토 결만중선연을 새긴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조일방정토(造一方淨土) 결만중선연(結萬衆善緣), 이곳에 정토를 조성하여 많은 중생들에게 좋은 연을 맺어주겠다는 뜻이다.
교통안전 기원탑
일주문 앞에 까마득하게 높은 육각 칠층 석탑이 세워져 있는데, 탑의 이름이 교통안전 기원탑이다.
2층 기단 위에 7층 탑신을 세우고 머리 장식을 올린 육각 칠층 석탑은
상층 기단에는 면마다 금강역사를 새겼고, 1층 탑신에는 면마다 문(門)과 장군을 번갈아 조각하였으며, 2층 탑신부터는 면마다 불상이 양각되었다.
교통안전 기원탑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이 탑은 부산 해동용궁사가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일주문
석탑 바로 뒤에 사찰의 첫 번째 산문인 일주문이 세워져 있다.
일주문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에 용을 조각하고 채색한 것이 무척이나 화려하고 인상적이다.
일주문 옆에는 관음성지(觀音聖地)라고 새긴 표지석을 세워 이곳이 관음도량임을 알리고 있다.
바닷가 해안 사찰은 종종 관음도량으로써 바다를 생업의 터전으로 하는 이들의 무사를 기원한다.
또한 물을 관장하는 용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일주문 기둥에 용을 조각한 듯하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나옹 화상이 지은 서왕가를 새긴 비가 세워져 있다.
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 /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聊無愛以無惜兮(료무애이무증혜) /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如水如風以終我(여수여풍이종아) /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코끼리상에 이어
십이지신상이 줄지어 서 있고,
맞은편에는 사적비와 함께 종기 화상의 공적비와 부도가 조성되어 있다.
달마대사도 서 있고,
십일면 관음보살을 가운데로 좌우에 돌하르방과 무인석도 함께 하고 있다.
득남불
지금도 아들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하도 만져서 배가 시커멓다.
용문 석굴
좁은 해안길 위를 돌로 덮어 터널을 만들고 용문 석굴이라고 하였는데,
보기보다 터널이 크며 길다.
석굴을 통과한 뒤 뒤돌아보니, 위에는 담장이 세워져 있고, 담장 가운데는 감실을 만들어 불상을 안치하였으며,
또 석굴 밖 대나무 숲속에는 호랑이가 있다.
석굴을 통과하면 계단 옆에 꽤 높은 석등이 줄지어 세워져 있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왼쪽으로 좁은 길이 있어 들어가니 약사전이 나타난다.
약사불전
두 개의 기둥 위에 홑처마 맞배지붕을 얹어 일주문의 모습을 한 문 위에 약사불전(藥師佛殿) 편액이 걸려있고,
뒤에는 부처의 빛이 널리 비춘다는 뜻의 불광보조(佛光普照) 편액이 걸려있다.
약사불전은 노천으로 조성되었으며, 기둥 네 개를 세우고 홑처마 맞배지붕을 올린 차양각 안에 불상을 안치하고 쌍향수불(雙香樹佛) 편액을 달았다.
머리에는 햇볕을 가리는 갓을 쓰고 결가부좌로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약함을 받쳐 들고 오른손은 무릎 위에 자연스럽게 올린 약시불이 봉안되어 있다.
향나무가 좌우에서 협시하듯 세워져 있어 쌍향수불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양이다.
지장보살
약사불전에서 나와 우측으로 가면 바닷가 가까이 바다를 등지고 결가부좌로 앉아있는 지장보살이 있다.
화염이 이글거리는 광배를 등진 지장보살이 머리에 두건을 쓰고 머리띠를 두른 모습으로 결가부좌하고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보주를 받쳐 들고 오른손으로 육환장을 쥐고 있다.
지장보살이 있는 이 자리는 탁트여서 넓은 바다를 구경하기 좋지만, 사찰의 전경을 전망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학업성취불
다시 원래의 길로 돌아가면 108 계단이 끝나는 곳 우측의 암벽에 기와를 설치하고 그 밑에 학업성취불을 안치하였다.
5구 모두 동자승의 모습을 하였으며, 공부하는 1구를 중심으로 좌우에 기원하는 모습의 4구가 조성되었다.
석교
사진 오른쪽 돌다리를 건너야 법당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돌다리 입구에 일주문 형태의 홑처마 맞배지붕을 한 문을 세우고 용문석교(龍門石橋) 편액을 달았으며,
편액의 이름에 걸맞게 기둥에는 용이 조각되어 있다.
문 뒤에는 해인삼매(海印三昧) 편액이 걸려있다.
파도가 잔잔해져 바다가 고요해지면 삼라만상 모든 것이 도장 찍히듯 그대로 바닷물에 비쳐 보이는 것처럼, 이러한 경지를 해인삼매라고 한다.
다리가 끝나는 곳에 금강역사를 세우고 문에는 오만 가지 복을 주는 만복문(萬福門) 편액을 달았으며,
문으로 들어가면 좌우 벽에 용을 붙들고 여의주를 쥔 사천왕과 보당을 쥐고 물고기를 꽉 잡고 있는 사천왕이 갑옷을 입은 모습을 하고 조각되어 있다.
나한전
문을 나서면 우측 아래에 16 나한상이 운집하였는데, 하나 같이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중앙의 시무외여원인의 수인을 한 불상을 바라보고 있다.
대웅전
겹처마 팔작지붕에 다포식 공포를 하여 웅장하고 화려한 전각에 대웅보전(大雄寶殿) 편액을 걸었다.
천장 아래에 3층의 보궁형 닫집을 화려하고 웅장하게 설치하였고,
불단 위에는 석가모니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을 배치한 삼세불을 봉안하였다.
석가모니불은 대좌 위에 결가부좌로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오른손으로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하였고,
좌우의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은 결가부좌하고 앉아 손의 위치를 반대로 하여 하품중생의 수인을 하였는데, 특히 약사여래불은 오른손으로 약함을 받쳐 들었다.
뒤에 걸려있는 후불탱화는 영산회상도로,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한 석가모니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10대 제자, 6대 보살, 사천왕을 반씩 나누어 배치하였다.
삼층 석탑
대웅전 정면에 바다를 바라보는 삼층 석탑이 석등과 함께 조성되어 있다.
삼층 석탑 앞에 아치형 돌문을 세우고 앞에 향로를 설치하였는데,
문의 꼭대기에는 거북이 올려져 있고, 테두리에는 불꽃이 이글거리는 여의주를 중앙에 두고 좌우로 용을 조각하였으며, 문짝에는 검을 휘두르는 인왕을 새겼다.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세우고 머리 장식을 올린 삼층 석탑과
장구형 기단 위에 화사석을 올리고 지붕돌을 이중으로 덮은 석등이 탑 좌우에 배치되었다.
광명전
대웅전 향 우측에 기다란 전각을 짓고 광명전 편액을 걸었다.
전각 안에는 정면에 부처가 옆으로 누운 모습의 와불과 10대 제자를 안치하였고,
와불 좌우로 8나한씩 16나한과 인왕을 배치하였다.
포대화상
대웅전 향 좌측에 거대한 포대 화상이 윤왕좌로 편하게 앉아있고, 앞쪽 우측에 11층 탑이 세워져 있다.
용궁단
포대 화상 옆으로 자리한 용궁단(龍宮壇)에는
용왕을 중심으로 주위에 여러 권속이 배치된 용왕탱화가 유리보호각 안에 안치되어 있다.
관음보살
해수관음보살 입상으로 가는 계단 앞에 문을 세우고 원통문(圓通門) 편액을 걸었다.
화불이 선명한 보관을 쓴 관음보살이 천의 자락이 걸쳐진 오른팔을 올려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고, 왼손으로 정병을 잡아 기울인 모습으로 연꽃 대좌 위에 서 있다.
관욕불
대웅전 앞에 관욕불(灌浴佛) 편액이 걸려 있는 간이 전각을 마련하고, 그 안에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를 그린 불화와 함께 탄생불을 안치하였으며, 방문객이 청수로 탄생불을 목욕시킬 수 있도록 물과 국자가 비치되어 있다.
감로약수
맞은편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입구에 감로약수(甘露藥水) 편액을 달았다.
계단을 따라 안으로 내려가면 불전함 위에 시무외여원인의 수인을 한 불상이 세워져 있고,
좌측의 약수대 안에
두광이 표현된 약사불이 결가부좌로 앉아 오른손을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왼손은 다리 위에 올려 약함을 받쳐 들고 있다.
사찰은 바닷가 암반 위에 어렵게 터를 조성하여 가람을 조성하였는데, 조망이 참 훌륭하고
넓은 바다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천혜의 요지이다.
부산 해동용궁사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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