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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대웅전이 두 개인 청양 장곡사

장곡사는 충남 청양군 대치면 칠갑산에 자리하였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신라 문성왕 12년(850)에 보조 선사 체징(804∼880)이 창건하였다고 전하는데, 상 대웅전의 철조 여래좌상과 석조 대좌가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판명되어 창건 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장곡사는 경사진 산자락의 위아래 두 곳에 가람을 이루고 각각 대웅전을 둔 특이한 사찰로, 중심 법당인 대웅전이 두 개인 사찰은 우리나라에서 장곡사뿐이다.

 

두 대웅전은 1777년의 중건 사실이 확인되지만 언제 창건되었는지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으며,

 

경내에 국보 3점을 비롯해 보물 3점과 충남 유형문화유산 1점, 충남 문화유산자료 1점이 남아있다.

 

일주문

 

사찰의 첫 번째 산문인 일주문에 칠갑산 장곡사(七甲山 長谷寺) 편액이 걸려있다.

 

다포식 공포에 겹처마 맞배지붕이 올려진 일주문은 화려하지는 않으나 묵직한 모습을 하였고,

 

굵직한 기둥 위에 안초공 형태로 용이 끼워져 있다.

 

암수 구별을 하였는지, 좌측의 용은 콧수염이 길게 머리 뒤로 휘날리는데, 우측의 용은 수염이 없다.

 

일주문을 지나면 경사진 주차장이 나타나고,

 

주차장 위로 전각이 바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찰의 전면에 누각과 종루를 앞세우고 그 뒤로 법당과 요사를 배치하였는데, 가람은 상하로 나뉘어져 있다.

 

누각

 

기둥을 세우고 마루를 깐 2층 누각은 정면 3칸, 측면 3칸에 맞배지붕을 올린 주심포집으로 지었는데, 전면은 홑처마이나 후면은 겹처마로 앞뒤가 다르다. 

 

아래층의 가운데 칸은 통로로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비었으며, 윗층은 두짝짜리 판장문을 설치하였고,

 

운학루(雲鶴樓) 편액을 걸었다.

 

원래 운학루는 청양 운곡사에 있었는데 언제인지는 모르나 운곡사가 폐사된 뒤 이곳으로 옮겨 다시 세웠다고 한다.

 

 

누각은 전면과 후면이 동일하지 않다.

누각 전면

누각의 전면에는 운학루 편액이 걸려있고,

홑처마에 두짝짜리 판장문을 설치하였으며,

창방과 장여 사이가 좁아 그 간격에 맞는 작은 화반이 끼워져 있고,

누각 후면

누각의 후면에는 칠갑산 장곡사 편액이 걸려있고,

겹처마에 4짝짜리 띠살문을 설치하였으며,

창방과 장여 사이가 넓어 그 간격에 맞는 화반을 끼웠는데, 위는 넓고 아래가 좁은 복화반을 삽입하였다.

 

창고로 사용하는 누각 2층에는 각종 편액과 미륵불 괘불탱 및 유물 등이 보관되어 있으나 폐쇄되어 내부를 볼 수는 없다.

 

미륵불 괘불탱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조선 현종 14년(1673) 철학을 비롯한 5명의 화승이 왕과 왕비, 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미래불인 미륵을 본존으로 하였지만 그림의 내용은 현세불인 석가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영산회상도와 비슷하고 한편, 등장인물과 배치 구도가 독특한 데다 경전의 내용과도 다른 점이 있어 연구 가치가 많은 작품으로 1997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이 그림은 미륵불을 화면 중심에 두고 10대 제자, 6대 여래, 6대 보살 외에 여러 인물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미륵불은 4구의 작은 불상이 있는 화려한 보관을 쓰고, 풍만한 모습에 긴 팔과 커다란 상체를 하였고,

좌우에는 두 손을 맞잡은 비로자나불과 어깨까지 두 손을 들어 설법하는 노사나불이 있으며,

 

그 밖에 여래와 보살, 10대 제자, 용왕과 용녀, 사천왕 및 권속 등이 자리하고 있다.

범종각

 

누각 향 좌측에 자리한 2층 누각 형태의 범종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팔작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었으며,

 

내부에는 범종과 함께 찢어진 법고가 매달려있고,

 

한 쪽에 오래된 구시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곡사 규모에 비해 무척 큰 구시는 예전에 장곡사에서 사용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있던 것을 옮겨 놓은 것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하대웅전 구역

 

하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요사를 배치하고 전면에 누각 운학루를 둔 ㅁ자 형태의 가람을 이루었으며, 하대웅전 향 우측에 지장전이 자리하고 있다.

 

하대웅전

2022년 경내 보수 작업 중

창건과 관련된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으나 조선 정조 1년(1777)에 중창하였고, 고종 3년(1866)에 이어 1906년과 1960년에 크게 고쳐지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다포식 건물로 지은 대웅전은

 

맞배지붕으로서 좌우 측면에 풍판을 설치하면서 다포식 공포를 그대로 둔 보기 드문 사례로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내부

 

맞배지붕임에도 연등천장이 아닌 우물천장을 가설하였고, 불상이 자리한 부분의 천장에는 포작을 결구하여 천장 안으로 밀어 넣은 형태인 보개형 닫집을 설치하였다.

 

불단에는 독존의 약사여래불과 후불탱화가 봉안되었고, 그 외 약사불회도, 감로탱화, 신중탱화 등이 걸려있다.

 

약사여래불

 

약사불은 대좌 위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왼손으로 약함을 받쳐 들고 오른손을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댄 수인을 하였다.

 

복장 유물을 통해 고려 충목왕 2년(1346)에 제작된 것이 확인되었고, 특히 백운 경한(1298~1374)이 지은 성불 원문과 함께 시주자 인명에 바얀테무르, 금타이지, 도르지 등의 몽고식 이름이 등장하여 당시 고려 사회에 스며든 몽고 풍속의 실례를 확인할 수 있어, 불교사, 미술사 뿐 아니라 사회사 등 고려 14세기 중반의 역사상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어 202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약사불회도

 

약사불 좌측에 걸려있는 약사불회도는

 

약함을 받쳐 들고 있는 약사불을 중심으로 주위에 10대 제자, 6대 보살, 12신장 등이 반씩 나뉘어 배치된 그림이다.

 

감로탱화

 

약사불 우측 영가단에 걸려있는 감로탱화는

 

상단에 칠여래와 관음, 지장보살을 가운데로 좌우에 삼존불과 인로왕보살이 구름을 타고 하강하는 모습을 그렸고,

 

중단에는 음식이 차려진 재단을 중심으로 법회를 하는 승려와 이를 구경하는 청중, 두 아귀 등이 표현되었고,

 

하단에는 망자가 살았던 시절에 일어난 일들을 묘사하였다.

 

신중탱화

 

신중단에 걸려있는 신중탱화는

 

위태천 동진보살을 화면 중앙에 크게 부각시키고 상단에 범천과 제석천을 두었으며 주위에 여러 권속 등을 표현하였다.

 

설선당

 

대웅전 향 좌측에 자리한 설선당은 1997년 충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22년 해체 복원한 뒤 종무소 겸 요사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 앞쪽에서 보면 오른쪽 3칸은 기둥이나 지붕을 받치는 공포가 정교한 구조와 양식을 보여 원래의 건물임을 알 수 있으나 왼쪽으로 이어지는 2칸은 그 구조와 양식이 변형을 보이고 있어 이는 후에 보수되었거나 다시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설선당(設禪堂) 편액과 함께 장곡사 편액이 걸려있다.

 

장곡사 편액은 임자년(1972) 10월 17일 유신 헌법이 시작된 것을 기념해 그 해 그 달에 김종필이 쓴 것이다.

 

지장전

 

하대웅전 향 우측에 직교로 세워져 있는 지장전은 정면 3칸, 측면 1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어졌다.

 

지장 삼존상

 

지장보살이 대좌 위에 결가부좌로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보주를 받쳐 들고 오른손으로 육환장을 쥐었으며,

 

좌우에는 합장한 도명존자와 두 손으로 경궤를 받쳐 든 무독귀왕이 협시하며 서 있다.

 

뒤에 걸려있는 후불탱화는 지장시왕탱화로,

지장보살을 가운데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시왕, 판관, 녹사, 사자, 우두, 마두 등을 반씩 나누어 좌우에 배치하였다.

 

현왕도

 

지장전에는 현왕도 2점이 걸려있다.

 

좌측은 관인이 두루마리에 적힌 내용을 낭독하는 것을 현왕을 비롯해 여러 관인이 경청하는 장면을 그렸고,

 

우측은 현왕이 내린 판결을 받아 적는 두 관인과, 이를 지켜보는 관인들의 모습을 그렸다.

 

상대웅전 구역

 

하대웅전 위 언덕에 상대웅전과 응진전, 삼성각으로 상대웅전 구역을 이루고 있다.

 

상대웅전 

 

상대웅전은 하대웅전 뒤 높은 곳에 약 45도 엇갈리게 하여 세워져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겹처마 맞배지붕의 다포식 건물로 지었는데, 다포집이면서 창방만 있고 평방을 두지 않은 주심포집 형식을 한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어 건축사 연구의 자료가 되어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내부

 

맞배지붕의 특징에 따라 서까래가 드러난 연등천장을 가설하였고, 비로자나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봉안하였으며,

 

상대웅전 내부 바닥은 나무 마루가 아닌 연꽃무늬의 전돌이 깔려 있다.

 

지금은 전돌을 보호하기 위해 카펫을 깔았고, 불상이 있는 부분만 전돌이 돌출되어 있다.

 

비로자나불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전각 중앙에 자리한 철조비로자나불과 석조대좌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전각 중앙에 자리한 비로자나불은 대좌 위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왼손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고 오른손 엄지로 왼손 검지를 맞댄 지권인의 수인을 하고 있다.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을 상징하는 광배는 나무로 만들었는데, 광배 안에 채색된 꽃 모양의 장식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불꽃무늬가 조각되어 있다.

 

한편,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는 원래의 것이 아니라 석등 대좌로, 불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불상과 함께 보물로 지정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약사여래불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비로자나불 좌측의 철조약사여래불좌상은 커다란 사각형 돌로 만든 대좌와 함께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약사여래불이 대좌 위에 결가부좌로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놓았는데 약함은 없고, 오른손은 손끝이 땅을 향하도록 하였으며,

 

나무로 제작된 광배의 중심부에 꽃무늬를 넣고, 가장자리에는 불꽃무늬를 새겼다.

 

한편, 상, 중, 하 3단 형태의 대좌는 불상보다 훨씬 규모가 있고 장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닥돌은 매우 넓은 편인데, 사방 모서리에 기둥을 세운 흔적이 있고,

하대에는 아래로 향한 연꽃무늬를 새기고 각 모서리에 귀꽃을 큼직하게 조각하였으며,

중대의 각 면에는 큼직한 안상을 새기고, 상대에는 위로 향한 연꽃무늬를 조각하였다.

아미타불

 

비로자나불과 약사여래불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후대에 아미타불을 조성한 것으로,

 

아미타불이 대좌 위에 결가부좌로 앉아 하품중생의 수인을 하고 있다.

 

영산회상도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한 석가모니불을 가운데로 10대 제자, 6대 보살, 사천왕을 반씩 나누어 좌우에 배치한 영산회상도이다.

 

신중탱화

 

신중단을 걸려있는 신중탱화는

위태천 동진보살을 중심으로 상단에 범천과 제석천을 배치하고 주위에 천부, 신중 등으로 가득 채웠다.

 

응진전

 

상대웅전과 직교하여 세워져 있는 응진전은 정면 3칸, 측면 1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지었다.

 

석가모니불이 결가부좌로 앉아 왼손을 다리 위에 올려 선정인을 하고 오른손으로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하였으며,

 

뒤에는 석가모니불을 가운데로 좌우에 마하가섭존자와 아난존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배치된 영산회상도를 걸고,

 

ㄱ자 형태의 불단에 100여 구의 나한상을 안치하였다.

 

삼성각

 

상대웅전 맞은편 언덕 위에 자리한 삼성각은 정면 3칸, 측면 1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의 주심포집이며,

 

전각 안에는 칠성탱화를 가운데로 좌우에 산신탱화와 독성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산신도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장곡사 산신도는 동치 8년(1869)에 화승 영식 화승이 조성한 불화로, 2015년 충남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

 

조선 후기의 산신도는 소나무 아래서 호랑이를 기댄 산신의 모습이 가장 보편적인 형식이다. 

 

산신은 등 뒤에 웅크려 앉은 호랑이에 기대어 앉아 시선은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

 

산신은 하얀 눈썹과 수염을 한 인자한 얼굴을 하고, 푸른색 유건(儒巾)을 썼으며, 붉은 도포를 입고  선인을 상징하는 나무잎을 어깨에 걸쳤다.

 

산신과 호랑이 뒤로는 시봉을 드는 동자와 동녀가 공양물을 들고 서 있고,

 

황갈색에 검은 점박이로 표현된 호랑이는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소위 민화풍으로 묘사하였다.

 

요사

 

상대웅전 향 좌측에 요사 염화실(拈花室)이 자리하였고,

 

하대웅전과 상대웅전 사이에 금당(金堂)이 자리하고 있다.

 

금당은 원래 본존불을 모시는 중심 법당을 이르는 전각인데, 장곡사는 중심 법당으로 상, 하대웅전 두 개가 있다.

 

금당에서 내려다 본 장곡사 하대웅전 구역

 

청양 장곡사 찾아가는 길